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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갑종 회장의 영정 앞에

GCTN.가평문화관광신문 | 기사입력 2021/03/29 [11:20]

[기고] 지갑종 회장의 영정 앞에

GCTN.가평문화관광신문 | 입력 : 2021/03/29 [11:20]

                 서대운 가평군청 대외협력팀 주무관. 

 

인간의 삶은 죽음이 있어 유한하다는 것을 깨닫고 죽음 때문에 삶은 더욱 의미를 갖고 열심히 살게 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한인간의 삶의 궤적도 죽은 후에 선명하게 드러나기 마련인데 여기 죽은 후에 행적이 고스란히 드러나 우러러 보게 되는 사람이 있다.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친근한 벗이자 대부격인 지갑종 회장이다. 지회장님이 향년 94세로 세상을 떠나셨다. 매년 4월 하얀 목련이 만발하여 영연방 참전용사들이 가평을 방문 할 때면 노구를 이끌고 가평읍사무소 앞 영연방 참전비를 찾아 추도식과 함께 벽안의 6.25참전용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금년 행사부터는 뵐 수 없게 되어 무척 아쉬움이 남는다.

 

지회장은 1927년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났다. 개성 송도 중학(고등과정 포함)을 거쳐 연세대 상과를 졸업하고 해방후 미군정청에서 잠시 근무하였다. 6.25전쟁때에는 로이터통신 외국인 기자가 순직하자 그 기자를 대신해 종군기자가 되어 유엔군과 함께 전후방을 누볐다. 지회장의 일생에 중요한 계기가 온다. 1963년 지회장은 유엔참전국협회를 설립하고 사재를 털어 가평의 영연방참전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참전비를 시작으로 춘천 에티오피아참전비, 포천 태국참전비, 원주 세말 네덜란드 참전비, 여주 그리스 참전비 그리고 1975년 평택의 남아공 참전비까지 16개국 참전비 건립사업을 마무리 하였다.

 

지회장님은 2016년 4월 24일 가평읍사무소 앞 영연방참전비 앞에서 거행된 가평전투 65주년 참배식에서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참전용사와 가족, 가평군수 , 각국대사, 무관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음과 같이 인사말을 하였다. 「우리는 오늘 가평전투에서 전사한 영연방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존경하는 영연방 참전용사 여러분,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를 지켜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은 참전용사 여러분의 덕택입니다. 이에 본인은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참전용사 여러분과 유엔 한국전 참전 16개 국가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데 근 6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라고 말씀 하시고 백발의 지회장님은 잠시 마이크를 연단에 내려놓고 연단에서 비켜서서 45도 각도로 머리숙여 정중한 인사를 올리는데 인사를 받는 참전용사와 그 광경를 지켜보던 참전용사 가족 그리고 각국의 대사들도 한동안 긴 침묵이 흘렀다.

 

나는 그 침묵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있을 것 같았다. 필자는 그 전에 지회장님을 한번 독대한적이 있었는데 그때 지회장님은 「은혜를 모르는 인간은 금수와 같고 역사를 잊지 않는 민족은 결코 멸망하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시던 것이 떠올랐다. 회장님은 평생을 한국전 참전용사분들을 위해 사셨고 그것이 수백명의 외교관에 필적하는 업적을 남기셨다. 회장님이 평생 하시던 그 일을 누가 과연 대신 할수 있을까? 회장님 이승에서의 아쉬움 내려놓으시고 이제 편히 영면하소서.

 

GCTN.가평문화관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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